리모트 워크 확산으로 사무실 수요가 구조적으로 축소되면서, 상업 부동산 담보대출(CMBS) 시장의 부실화가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위협하고 있다. 이 악순환 속에서 JPM, BAC, C 같은 미국 대형 은행들이 규제 자본금 요건과 신용비용 상승 사이에서 수익성 압박을 받고 있다.
오피스 공실 위기의 구조
팬데믹 이후 4년이 지난 지금, 뉴욕·샌프란시스코·보스턴 등 주요 금융 중심지의 오피스 공실률이 15% 이상으로 만성화됐다. 리모트 워크와 하이브리드 근무가 정착하면서 기업들이 필요한 사무실 면적 자체를 줄였고, 이는 단순한 경기 사이클 침체가 아니라 수십 년 지속될 구조적 변화다.
문제는 금융기관에 집중된다. 대형 은행들과 보험회사들은 1980년대부터 2020년 팬데믹 직전까지 발행된 CMBS(Commercial Mortgage-Backed Securities)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했다. 이 증권들은 건실한 임대료 수입으로 뒷받침된다고 가정하고 평가됐는데, 오피스 공실률 급증이 그 전제를 무너뜨렸다. 임대인들의 현금흐름이 악화되고, 대출금을 원래 일정대로 상환할 수 없는 상황이 늘어나는 것이다.
왜 지금 은행의 부실채권이 증가하는가: 4가지 요인
1. 공실률 상승이 임대료를 침식한다: 건물주들이 세입자를 유지하기 위해 임대료를 내리거나 갱신 거절을 받는다. 특히 뉴욕 맨해튼 같은 고가 지역에서 하락폭이 크다. 부채 상환 능력이 떨어지면서 CMBS의 기초 자산 가치도 함께 내려간다.
2. 높은 금리가 재융자를 막는다: 기존 저금리 대출을 받은 건물주들이 만기가 되어도 현재의 높은 금리 환경에서 재융자할 수 없다. 결국 기한 내 완제(refinancing)를 못 하고 채무불이행 위험에 빠진다.
3. CMBS 부실화가 은행의 보유 자산을 갉아먹는다: 은행이 직접 보유하거나 투자한 CMBS 증권의 부실화로 회계상 손실이 누적된다. 이는 순자산을 감소시키고 규제 자본금 비율(Capital Ratio)을 악화시킨다.
4. 규제 자본금 요건이 심화되면서 대출 축소를 강제한다: 연방준비제도는 은행의 자본금 여유 추이를 감시한다. 자본금 침식이 심하면 은행은 신규 대출을 줄이고 보유 자산을 처분해야 한다. 이는 경제 전체의 신용 공급을 위축시킨다.
그래도 은행이 견딜 수 있는 이유: 구조적 현실
일부 노출의 용처 제한: JPMorgan Chase와 Bank of America 같은 메가뱅크는 순자산이 크고 다양한 수익원이 있어 일부 CMBS 손실을 흡수할 여력이 있다. Citigroup 같은 글로벌 은행도 미국 오피스 익스포저의 집중도가 상대적으로 낮다.
도시 재개발의 장기 수요: 버려진 오피스 건물을 주거·호텔·라이프스타일 용도로 전환하는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도움이 되지 않지만 3~5년 후 일부 자산 회복을 가능하게 한다.
정리
리모트 워크의 정착은 돌이킬 수 없는 변화다. 오피스 공실률이 장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CMBS 시장 부실화가 심화되고, 이는 금융기관의 자본금을 갉아먹으며 신용 공급을 제약한다. 대형 은행들의 상대적 강점은 스스로를 보호하지만, 업계 구조 개선에는 수년이 필요하다.
본 글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