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장비 대량 주문 후 공급 잉여로 이어지는 악순환
2023년 이후 AI 수요에 힘입어 팹리스와 파운드리가 공격적으로 자본투자를 진행했다. 이제 그 투자가 예상 밖의 공급 과잉을 초래하면서 업계 전체가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단기 실적 회복은 어려워 보인다.
투자 폭증 후 수요 부진의 간극
팹리스와 파운드리는 2023년 중반 이후 첨단 반도체 부족에 대비해 막대한 자본을 투입했다. 최신 장비 도입을 위해 ASML 같은 장비 공급사에 선주문이 쇄도했다. 그러나 실제 수요 회복 속도는 예상보다 느렸다. QCOM은 2026-11-05 기준 종가 156.75 달러(기준일 2026-11-05), 1개월 낙폭 -11.50%, 매출 성장률 -8.4%를 기록 중이다. 반도체 설계사(팹리스)의 매출이 오히려 축소되는 역설이 생겼다.
INTC는 더 심각하다. 2026-11-05 종가 52.25 달러로, 1개월간 -53.81% 폭락했다. 순이익률도 -20.1%에 달해 손실이 심각함을 보여준다. 주요 파운드리인 Intel의 상황이 이 정도라면, 파운드리 전체의 여유도는 매우 제한적이다.
왜 지금 조정이 심화되는가: 4가지 요인
1. 장비 도입 완료와 수요 갭의 정면 충돌: 2024~2025년 도입된 장비가 가동 중이지만, 실제 주문(수요)은 과거 예상만큼 나오지 않았다. 팹리스와 파운드리는 이미 설비를 갖춘 상태에서 추가 투자를 미루고 있다. ASML 매출 성장률 55.2%(기준일 2026-11-05 종가 1,356.65 달러)는 여전히 높지만, 그 뒤 시장의 선주문 감소는 이미 반영되기 시작했다. 1개월 낙폭 -24.74%, 3개월 낙폭 -21.97%가 그것을 증명한다.
2. 재고 적체와 원가 압박: 반도체 수요가 약할 때 과잉 생산능력은 자동으로 원가를 높인다. 고정비 부담이 증가하면서 순이익률이 악화된다. QCOM의 마이너스 성장과 INTC의 손실은 모두 이 구조에서 비롯됐다.
3. 경기 둔화의 연쇄 영향: PC, 스마트폰, 서버 수요의 약화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AI 칩 수요가 예상을 앞두고 나왔던 시점에 주문이 과도했다. 이제 수정(correction)이 불가피하다. 팹리스 매출 감소는 이를 직접 반영한다.
4. 자본투자의 순환 고장: 과거에는 장비 도입 → 생산 확대 → 수익 증가 → 재투자의 선순환이었다. 이제는 장비 도입 → 과잉 생산 → 가격 하락 → 수익 악화 → 투자 축소의 악순환으로 변했다. ASML의 PER 35.0은 높은 기대를 반영하지만, 고객사들의 실적 악화는 향후 주문 약화를 의미한다.
구조적 약점이 더 크다
1. 선순환의 끝: 초기 AI 수요 급증기는 끝났다. 이제 시장은 실제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찾는 조정 국면이다. 그 과정에서 수익성은 압박받을 수밖에 없다.
2. 높은 고정비 구조: 최첨단 반도체 설비는 한 번 도입되면 가동률이 높아야 수익을 낸다. 부분 가동은 원가를 치솟게 한다. INTC의 손실이 대표적이다.
3. 경쟁 심화: 과잉 생산능력 속에서는 가격 경쟁이 심해진다. 파운드리 가격 인하는 팹리스 마진도 함께 깎는다.
정리
2023년의 투자 폭증은 기술 혁신을 위한 필수 단계였다. 그러나 지금 시점에서는 그 투자가 시장 수급을 왜곡해 조정 압박으로 변했다. ASML, QCOM, INTC의 주가 낙폭은 그 조정이 얼마나 가혹한지를 보여준다. 업계 재정렬이 완성될 때까지 개별 종목의 변동성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본 글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