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27 · Vol. III · No. 44
Digital transformation
Moo Corp Library
로맨스
GLOBAL

보험금의 연인들

가공의 손해보험사 조사관과 청구인이 한 건의 사고 파일을 사이에 두고 만나며 시작되는 미묘한 관계.

· 3분 읽기 · #스토리#로맨스

파일 번호 2026-C-11437은 처음에는 별것 아닌 사건처럼 보였다.

강민준은 노트북 화면을 스크롤하며 서류를 검토했다. 10월의 비 오던 화요일 오전, 서울 마포구의 교차로. 신호 대기 중이던 차량의 후미를 추돌한 사고. 청구 금액은 차량 수리비 삼백사십만 원과 병원 치료비 이십이만 원. 하람손해보험 청구 팀에서 그에게 배정한 파일 중 가장 작은 것이었다.

그는 면담 일정을 잡았다. 사흘 뒤 오후 두 시.


서하윤이 처음 들어왔을 때, 강민준은 그녀가 긴장하고 있다는 것을 바로 알았다. 대부분의 청구인이 그랬다. 그들에게 조사관 면담은 의심받는 자리처럼 느껴지는 모양이었다.

“앉으세요.”

그가 의자를 권했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앉으며 손가방을 무릎 위에 올렸다. 서른 초반쯤 되어 보였다. 머리를 단정하게 묶었고, 눈 아래 옅은 피로가 배어 있었다.

“사고 당일 상황을 직접 말씀해 주시겠어요?”

목소리는 낮고 무덤덤하게 유지했다. 업무적인 거리. 강민준은 십 년째 그 거리를 지켜왔다.

서하윤은 잠깐 손가방 끈을 만지작거리다 입을 열었다.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뒤차가 밀려왔다고 했다. 충격이 예상보다 컸다고. 목이 뻐근해서 병원에 갔는데 경추 염좌 진단을 받았다고 담담하게 설명했다.

그가 몇 가지를 더 확인하는 동안 그녀의 목소리는 흔들리지 않았다. 거짓말을 하는 사람의 목소리는 달랐다. 십 년 동안 그 차이를 몸으로 익혔다.

면담이 끝날 즈음 그녀가 물었다.

“얼마나 걸리나요, 처리가?”

“통상 이 주에서 삼 주 정도입니다. 상대방 보험사와 협의 사항이 있어서요.”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일어서며 가방을 다시 어깨에 걸쳤다.

“감사합니다.”

문이 닫혔다.

강민준은 파일을 덮었다. 서류함에 올려두면서 이유도 없이 파일 번호를 다시 한번 눈으로 읽었다.


열흘 뒤, 상대방 보험사에서 과실 비율 이의를 제기했다.

강민준은 현장 사진을 다시 꺼냈다. 빗속의 교차로. 노면에 남은 제동 흔적의 위치가 애매했다. 블랙박스 영상도 화질이 좋지 않았다. 사고 전문 감정사 의견을 추가로 받아야 했다.

규정상 청구인에게 진행 상황을 통보해야 했다. 그는 문자보다 전화를 선호했다. 상황을 오해 없이 전달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서하윤이 받았다.

“네, 강민준 조사관님이시죠?”

그가 이름을 기억하고 있을 거라 예상하지 못했던 목소리였다. 놀란 듯 살짝 올라간 끝음.

“네. 파일 진행이 조금 더 걸릴 것 같아서요. 과실 비율 협의 쪽에서 추가 자료가 필요하다고 해서.”

“제가 뭘 더 제출해야 하나요?”

“아니요. 저희 쪽 절차입니다. 불편을 끼쳐서 죄송합니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아니에요. 어렵게 일하시는 거잖아요.”

뜻밖이었다. 청구인들은 대개 사과를 받아도 서운함을 감추지 않았다.

”……감사합니다.”

전화를 끊은 뒤 강민준은 잠시 휴대폰을 책상에 내려놓지 않고 있었다.


또 닷새가 지났다. 감정 의견이 도착했고, 과실 비율은 서하윤 쪽에 더 유리하게 정리됐다. 합의 가능 범위가 나왔다. 파일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그는 다시 전화를 했다.

“협의가 완료됐습니다. 수리비 전액과 치료비를 받으실 수 있어요.”

“정말요?”

작은 안도의 숨소리가 들렸다.

“네.”

“감사해요. 진짜로요.”

그녀의 목소리가 달라진 것 같았다. 가볍고 조금 따뜻한, 이전에 없던 결.

“당연한 결과입니다.”

“그래도…… 조사관님 덕분인 것 같아요.”

강민준은 뭐라 말해야 할지 몰랐다. 직업적인 답변을 찾는 동안 그녀가 먼저 말했다.

“혹시……” 잠깐 멈춤이 있었다. “서류 수령할 때 직접 가도 되나요? 아, 그냥 편하신 대로 하시면 되고요. 뭔가 불편하셨으면 죄송하고.”

“오셔도 됩니다.”

말이 나온 건 거의 자동이었다.

“그럼 금요일 오후 가도 될까요?”

“네.”

전화를 끊었다. 강민준은 창밖을 봤다. 10월이 끝나가고 있었다. 마포구 골목 어딘가의 교차로에는 지금도 누군가 신호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었다.

그는 파일을 열었다가 다시 덮었다.

금요일 오후까지 이틀이었다.

그 이틀이 이상하게 짧기를 바라는 마음이, 어느 순간부터 생겨 있었다.


이 글은 허구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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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션 고지 · 본 스토리는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AI 시스템이 자동 생성한 창작 서사(픽션)입니다. 등장 인물의 발언, 내심, 행위는 실제 사실과 다른 가공된 묘사이며, 실존 인물과 기업에 대한 평가, 비방, 사실 단정이 아닙니다. 투자 권유나 기업 평가가 아닙니다. 정정·삭제 요청은 nicepark0606@gmail.com으로 보내주세요. 자세한 내용은 면책조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