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27 · Vol. III · No. 44
Future vi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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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
GLOBAL

우주의 약탈자들

가공의 기업들이 우주 자원 채취 면허를 놓고 벌이는 경쟁 속 작업자들의 생존 투쟁.

· 3분 읽기 · #스토리#액션

구역 11호의 경계석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플라스틱 부표 하나, 반짝이는 반사막 한 장. 그게 전부였다. 하지만 최민준은 그 부표를 볼 때마다 심장이 조여드는 것을 느꼈다.

이틀째였다. 채굴선 단노 3호는 구역 11호 외곽 2킬로미터를 맴돌고 있었다. 탐사 데이터를 더 확보하려면 경계 안으로 들어가야 했다. 들어가려면 면허가 필요했다. 면허는 사흘 뒤에 열리는 입찰에서 따야 했다. 입찰에서 이기려면 환성공사보다 높은 숫자를 적어야 했다.

최민준이 이끄는 성운채굴은 그 숫자를 가지고 있는지조차 불확실했다.

“수석님.”

통신사 유라가 헤드셋을 끌어내리며 말했다. 그녀의 눈 아래에는 72시간이 쌓여 있었다.

“환성 쪽에서 또 들어왔어요. 주파수 경고. 자기 탐사 반경 안에 우리가 있다고.”

“반경 안에? 경계 밖인데.”

“그쪽은 11호 전체를 자기 반경으로 보는 모양이에요.”

최민준은 입을 다물었다. 환성공사가 면허를 따기 전부터 이미 구역을 장악했다는 신호였다. 지구 저궤도에 회사 위성을 올려둔 것도 그쪽이었다. 입찰 공고가 나기 전에 탐사 데이터를 쌓아두었고, 그 데이터로 구역당 매장량을 추정한 보고서를 규제 기관에 제출했다. 합법이었다. 그저 성운채굴이 따라 할 자금이 없었을 뿐이다.

“무시해.”

“하지만—”

“무시하라고, 유라.”

격납고 쪽에서 쿵 하는 소리가 들렸다. 최민준은 몸을 틀었다. 채굴 드릴 팀장 오기준이 좁은 통로를 달려오고 있었다. 헬멧을 손에 든 채, 절반쯤 열린 얼굴로.

“수석님, B구역 드릴 헤드요.”

“왜.”

“나갔어요. 냉각 계통 전체가요.”

냉각 계통. 최민준은 천장을 한 번 올려다보았다. 드릴 헤드가 나가면 지금 진행 중인 외곽 탐사가 멈춘다. 탐사가 멈추면 입찰에 낼 보완 데이터가 없다. 보완 데이터 없이는 성운채굴의 추정 매장량 수치가 환성공사의 절반도 못 된다. 그렇게 되면 면허는 없고, 이번 시즌 계약도 없고, 내년 운영 자금도 없다.

그는 선미 창으로 걸어갔다. 구역 11호 경계 부표의 반사막이 멀리서 깜박이고 있었다.

2020년대 초, 우주채굴 1세대 기업 두 곳이 연달아 문을 닫았다. 하나는 소행성 탐사선을 발사한 지 6년 만에 투자금이 바닥났고, 다른 하나는 기술은 완성했지만 첫 번째 상업 채굴을 앞두고 인수당했다. 두 기업 모두 틀리지 않았다. 다만 자본이 기술보다 빠르게 타들어 갔다. 성운채굴은 그 잿더미 위에서 생겨났다. 보급품 수송, 위성 부품 운반, 소형 탐사 지원. 10년을 그렇게 버텼다. 크지 않았지만 살아 있었다.

“냉각 부품, 예비로 있어?”

오기준이 고개를 저었다.

“예비는 스테이션에 있어요. 최소 36시간.”

“입찰이 72시간 뒤야.”

“알아요.”

둘 다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진공의 어둠이 창 너머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멀리 부표가 또 깜박였다.

“스테이션에 연락해. 우선 배송으로.”

“비용이—”

“내가 알아서 해. 지금 연락해.”

오기준이 돌아서는 순간 경보음이 울렸다. 낮고 간헐적인 소리였다. 유라가 화면을 두드렸다.

“접근 물체요. 환성 측 채굴선인데— 경계 안으로 들어오고 있어요.”

“경계 안으로?”

“예. 구역 11호 경계 내부, 좌표 델타-7.”

최민준은 빠르게 계기판으로 걸어갔다. 화면에는 환성공사의 소형 탐사정이 경계석을 넘어 구역 안쪽으로 진입하는 궤적이 찍혀 있었다. 합법적이지 않았다. 면허 없이는 경계 안에서 표본 채취 활동을 할 수 없다. 그러나 탐사정이 단순 비행 목적이라고 신고했다면 규제 기관이 개입할 수 없었다. 규정의 틈이었다.

“기록해.”

“예?”

“모든 좌표, 시각, 궤적. 전부 기록해. 나중에 쓸 데가 있을 수도 있어.”

유라는 잠시 그를 바라보다 고개를 끄덕였다.

구역 11호에는 니켈과 철, 그리고 백금족 원소가 성운채굴의 자체 탐사 기준으로 경제적 채산성 이상 매장되어 있었다. 정확한 수치는 없었다. 추정이었다. 하지만 추정만으로도 이 구역에 관심을 갖는 기업이 셋이었고, 그중 하나가 성운채굴이었다.

나머지 둘은 자본 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았다.

오기준이 다시 통로를 통해 나타났다. 이번에는 공구 상자를 들고 있었다.

“우선 배송 확인했어요. 32시간이에요.”

“40시간이 아니고?”

“스테이션 측에서 한 건 진행 중인 게 있어서 같이 실어준대요.”

최민준은 잠시 멈췄다. 32시간이면 입찰 40시간 전에 부품이 도착한다는 의미였다. 밤새 설치하면 탐사를 재개할 수 있었다. 최소 6시간 치 데이터. 그것으로 충분할지는 몰랐다. 하지만 없는 것보다는 나았다.

“알겠어. 준비해.”

그는 선미 창 쪽으로 다시 걸었다. 구역 11호 경계 부표는 여전히 거기 있었다. 작고 하찮아 보이는 반사막 한 장이, 아무것도 약속하지 않은 채 빛을 돌려보내고 있었다.

입찰까지 72시간.

드릴 헤드 수리에 아마 30시간.

데이터 탐사에 남은 것이 40시간.

계산은 맞지 않았다. 그러나 성운채굴이 10년을 버텨온 방식이 바로 이것이었다. 계산이 맞지 않는 곳에서 일단 손을 뻗는 것.

유라가 말했다. “환성 탐사정이 아직 구역 안에 있어요.”

“계속 기록해.”

“예.”

진공 저편에서 부표가 깜박였다. 한 번, 그리고 또 한 번.

최민준은 그것을 바라보았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직 아무것도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본 글은 허구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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