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27 · Vol. III · No. 44
Team collaboration
Moo Corp Library
로맨스
US

신약 전쟁: AI vs 경험

고전적 신약 개발과 AI 신약 발굴 기업이 같은 난치병 치료제를 두고 경쟁하다 예상 밖의 협력에 이른다.

· 3분 읽기 · #스토리#로맨스

차이온은 발표 자료를 두 번 고쳤다. 세 번째 슬라이드 왼편에 붙은 분자 구조 그림이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 아니라, 오른쪽 칸에 적힌 숫자 때문이었다. 17년. 청명제약 중추신경계 연구소가 이 단백질 하나를 붙잡고 씨름한 시간이었다.

서울 강남의 한 호텔 컨퍼런스 홀은 희귀신경질환 치료제 개발 심포지엄으로 채워져 있었다. 발표 순서는 알파벳 순이었다. 청명제약이 오전 마지막이라면, 진세라바이오는 오후 첫 번째였다.

차이온은 복도에서 그를 처음 봤다.

서진은 노트북 화면을 무릎 위에 올려두고 복도 의자에 홀로 앉아 있었다. 모델이 돌아가는 중인지 팬 소리가 조심스럽게 새어 나왔다. 슈트 대신 후드집업이었다. 자리를 잘못 찾은 대학원생처럼 보였다.

“진세라바이오요?” 차이온이 먼저 말을 걸었다. 명찰에 회사 이름이 적혀 있었다.

서진이 고개를 들었다. “청명제약이시죠.”

둘 다 같은 목표물을 향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 CDRK-14. 소아 발병성 희귀 신경퇴행성 질환의 핵심 단백질. 전 세계 환자 수가 삼천 명을 넘지 않는 병이었다.


오후 발표가 끝난 뒤, 두 사람은 같은 라운드 테이블에 배정됐다.

서진이 말했다. “저희 알고리즘은 CDRK-14의 오접힘 경로를 2021년 공개된 구조 예측 데이터베이스에서 역추적했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단백질 구조가 아미노산 서열만으로 예측 가능해졌잖아요. 그 이후로 가능성이 완전히 달라졌죠.”

차이온은 커피잔을 내려놓았다. “구조 예측이 가능해진 건 맞아요. 근데 오접힘 단백질이 실제로 세포 안에서 어떻게 행동하는지는 데이터베이스에 없습니다. 그건 배양 접시 앞에서 17년을 보내야 알 수 있어요.”

서진은 잠시 멈췄다. 반박이 아니라 경청처럼 보이는 침묵이었다.

“어느 잔류물에서 오접힘이 시작됩니까?” 그가 물었다.

차이온은 예상하지 못한 질문이었다. 공격이 아니라 진짜 궁금해서 묻는 얼굴이었다. “류신 271번에서요.”

서진이 노트북을 열었다. 화면에 분자 모델이 펼쳐졌다. “저도 같은 위치를 보고 있어요.”


두 회사는 그 뒤로도 각자의 길을 걸었다. 청명제약은 세포 배양과 동물 실험을 이어갔고, 진세라바이오는 알고리즘으로 수만 개의 후보물질을 걸러냈다. 경쟁사의 특허 출원 소식은 업계 뉴스레터를 통해 들어왔고, 차이온은 그 이름이 나올 때마다 스크롤을 조금 더 천천히 내리는 자신을 발견했다.

넉 달 뒤, 진세라바이오가 세 개의 후보물질을 추렸다는 발표가 났다. 그중 JB-0192가 동물 모델에서 유의미한 신호를 보였다는 내용이었다.

차이온은 논문을 받아 보고 이틀 만에 연락을 했다.

“JB-0192, 간독성 프로파일 보셨어요?”

전화기 너머에서 잠시 정적이 흘렀다.

“어느 수치요?”

“ALT 수치가 투여 72시간 이후 구간에서 비선형으로 오릅니다. 저희가 3년 전에 유사한 유도체로 같은 패턴을 봤어요. 알고리즘이 그 데이터를 갖고 있지 않을 거예요. 공개된 적이 없는 실패 데이터니까.”

서진이 느리게 말했다. ”…보내줄 수 있어요?”

청명제약의 데이터가 진세라바이오의 모델에 들어가는 건 무상 제공이었다. 법무팀은 반대했다. 차이온은 그 사실을 알면서도 파일을 압축했다.


협력은 공식 계약이 아니라 이메일 체인으로 시작됐다. 제목은 “Re: Re: Re: JB-0192 독성 데이터 검토 요청”이었다.

서진의 알고리즘은 차이온이 보낸 미공개 실패 데이터를 학습하면서 후보물질 목록을 다시 정렬했다. 열두 번째였던 JB-0347이 두 번째로 올라왔다. 독성 예측 점수가 달라졌다.

차이온은 그 화합물을 세포 배양 접시에 올렸다.

결과가 나오는 데 삼 주가 걸렸다.

그 삼 주 동안 두 사람은 매일 밤 화상으로 만났다. 처음에는 데이터 때문이었다. 나중에는 데이터가 아닌 이유로도 화면 앞에 앉는 시간이 길어졌다. 차이온은 그것을 굳이 정의하려 하지 않았다.


실험 결과는 결정적이지 않았다.

JB-0347은 독성 문제는 없었지만 효능이 예측보다 낮았다. 기대에는 못 미쳤다. 그러나 완전한 실패도 아니었다. 류신 271번 결합 부위에서 예상하지 못한 이차 경로가 열려 있었다. 서진은 그 경로를 “노이즈”라고 불렀고, 차이온은 그걸 “단서”라고 불렀다.

두 사람은 같은 데이터를 두고 다른 단어를 썼다.

그러나 어느 쪽도 틀리지 않았다.

“다음 단계는요?” 서진이 물었다.

차이온은 잠시 생각했다. 창밖에는 늦가을 비가 내리고 있었다. 연구소 불빛이 빗물에 번졌다.

“모르겠어요. 근데 이 경로는 포기하면 안 될 것 같아요.”

서진이 조용히 답했다. “저도요.”

화면 속 그의 표정이 데이터 이야기를 하는 얼굴이 아니었다. 차이온은 그것을 알아챘지만, 확인하지는 않았다. 어떤 가설은 서두르면 망가진다는 것을, 17년이 가르쳐 준 것이었다.

본 글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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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션 고지 · 본 스토리는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AI 시스템이 자동 생성한 창작 서사(픽션)입니다. 등장 인물의 발언, 내심, 행위는 실제 사실과 다른 가공된 묘사이며, 실존 인물과 기업에 대한 평가, 비방, 사실 단정이 아닙니다. 투자 권유나 기업 평가가 아닙니다. 정정·삭제 요청은 nicepark0606@gmail.com으로 보내주세요. 자세한 내용은 면책조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