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27 · Vol. III · No. 44
Farming tractor fie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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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
GLOBAL

농기계 정비소의 봄날

농촌 정비소 기술자가 농번기 연쇄 고장을 맞으며 어느 기계를 먼저 고칠지 갈등한다.

· 2분 읽기 · #스토리#유머

김기술은 그 봄날 아침 일찍 정비소 문을 열다가 한숨을 쉬었다. 주차장은 마치 응급실처럼 북적였다.

콤바인은 문 앞에서 앞바퀴를 절뚝거렸고, 트랙터 두 대는 나란히 누워 있었으며, 관리기는 코너에서 온몸을 떨고 있었다. 마치 병원의 대기실 같았다.

“형, 내 날 봐. 수확할 때처럼 바쁜 건 처음이야.” 콤바인이 삐걱대는 목소리로 말했다. “지난주 밭에서 돌덩이가 들어왔거든.”

“나는 엔진이 걸리지도 않는데?” 빨간 트랙터가 슬픈 표정으로 한숨을 쉬었다.

“쌤, 저도 봐 주세요.” 노란 관리기가 쩌렁거렸다. “이번 주말에 논을 갈아야 하는데…”

김기술은 정비소 의자에 앉아 머리를 잡았다. 15년을 한 일인데, 봄은 항상 이랬다. 겨울 내내 쉬던 기계들이 깨어나면서 한꺼번에 아파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것도 농부들의 일정은 변할 수 없으니, 모두가 긴급이고 모두가 우선순위 1번이었다.

“자, 진정해 봅시다.” 김기술이 말했다. “누가 제일 먼저 못 움직였어?”

“나! 나야!” 파란 트랙터가 큰소리쳤다. “어제 아침부터 완전히 꼼짝 못했어.”

“아니야, 나는 사흘이나 이러고 있었어.” 콤바인이 항의했다.

“그런데 나는…” 관리기가 조용히 말했다. “오늘 오후에 꼭 필요해요. 할아버지가 다리가 아파서 논을 못 갈고 있거든요.”

김기술은 고개를 들었다. 그 관리기의 주인 박기영 할아버지. 작년에 주인공이 되셨던 분이다.

결정이 섰다.

“관리기부터 하지.”

“어? 나를 안 봐 줘?” 파란 트랙터가 섭섭해했다.

“너는 며칠을 더 기다릴 수 있어. 너희 아버지는 일이 하나뿐이니까. 하지만 할아버지는…” 김기술이 일어나며 말했다. “할아버지 다리가 낫지 않으면 일을 못 해. 그건 우리가 도와줘야 할 일이지.”

그는 관리기의 엔진 커버를 열었다. 스파크 플러그가 검게 타 있었다. 30분이면 충분했다.

“너는 콤바인의 벨트를 보고 있어, 트랙터들아.” 김기술이 다른 기계들에게 말했다. “혼자 있지 말고 서로 먼지라도 털어 줘. 내가 돌아올 때까지.”

그는 스파크 플러그를 새것으로 교체했고, 관리기는 한 번에 시동이 걸렸다. 작은 엔진음이 정비소에 울려 퍼졌다.

“오, 오! 이게 기분 좋네!” 관리기가 좋아하며 울었다.

김기술은 웃음이 나왔다. 그 소리는 마치 할아버지가 웃는 것처럼 들렸다.

오후에 박기영 할아버지가 관리기를 몰고 나갔고, 저녁에 다시 돌아왔을 때 그는 흙투성이가 되어 있었지만 얼굴은 밝았다. “고마워, 김기술이.”

그 말이 떨어지자, 파란 트랙터가 창밖에서 울었다. “어… 나도 빨리 고쳐 줘…”

“알았지, 알았어.” 김기술은 웃으며 손을 들었다.

밤이 되면서 정비소는 다시 바빠졌다. 그는 파란 트랙터의 배터리를 점검하고, 빨간 트랙터의 혼합 연료를 깔끔하게 했으며, 콤바인의 벨트도 마침내 교체했다. 자정을 넘어 새벽이 되었다.

김기술은 커피를 마시며 정비소 안을 둘러봤다. 이제 기계들은 모두 조용히 쉬고 있었다. 내일이면 모두 밭으로 나갈 것이다.

“고마워, 너희들.” 그가 중얼거렸다. “우리 동네의 봄은 너희가 일할 때 비로소 시작되니까.”

새벽 공기 속에서 정비소는 조용했고, 기계들은 내일을 기다리고 있었다. 김기술은 담요를 긁어모으며 의자에 누웠다. 사흘이 더 남아 있었고, 농부는 또 다른 기계를 가지고 올 것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괜찮았다.

그것이 봄이었고, 그것이 그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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