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27 · Vol. III · No. 44
Port shipping containers
Unsplash
스릴러
GLOBAL

선로 위의 1분

심야 선로 점검원이 상행선과 하행선 사이에서 충돌을 피해야 하는 순간의 선택을 맞닥뜨린다.

· 3분 읽기 · #스토리#스릴러

새벽 1시 47분.

자갈이 발아래서 바스러지는 소리만 들린다. 손에 쥔 라이트가 레일 위를 좌우로 훑는다. 볼트 하나, 침목 하나. 연결부 유격을 자에 대보고 수첩에 숫자를 옮겨 적는다. 정비 창은 새벽 1시부터 4시 30분, 딱 세 시간 반이다. 상행선과 하행선이 동시에 닫히는 이 시간 안에 구간 전체를 훑어야 한다.

나는 홍준호다. 경력 11년의 선로 점검원.

이 일을 처음 시작했을 때 선배가 말했다. “선로 위에서는 세 가지만 기억해. 들어라. 느껴라. 믿지 마라.” 세 번째가 무슨 뜻인지는 그때 몰랐다.

오늘 밤 구간은 상행 7킬로, 하행 7킬로 사이 약 600미터 구간이다. 두 선로 사이 간격은 4.7미터. 이 폭이 내가 서 있을 수 있는 세계 전부다. 열차가 지나갈 때 차체 사이에 생기는 기류는 체감속도 기준으로 성인 남성을 휘청이게 만든다. 정비 창 안에서는 그 기류를 맞을 일이 없다. 이론적으로.

무전기에서 잡음이 들렸다.

“준호 씨, 관제입니다. 상행 임시 시험 운행 편성이 정비 창 진입 가능성 있습니다. 예상 통과 시각 2시 09분. 현재 구간 위치 확인해주세요.”

나는 발걸음을 멈추고 GPS를 봤다. 현재 위치 기준 진입 분기기에서 340미터 안쪽. 되돌아가려면 뛰어야 한다.

“현재 K구간 340미터. 2시 09분이면 22분 남았습니다. 충분합니다.”

“확인했습니다. 단, 편성 측에서 출발 앞당겨질 수 있다는 통보가 들어왔습니다. 정확한 시각은 2시 02분에서 09분 사이로 보고 있습니다.”

2시 02분. 지금 1시 47분. 15분.

뛰어서 340미터. 어렵지 않다. 나는 수첩을 주머니에 넣고 라이트를 고쳐 쥐었다.

그때 무전기에서 다시 목소리가 나왔다.

“준호 씨, 추가 통보입니다. 하행에도 차량 기지 회송 편성이 2시 04분에 출발 예정입니다. 진행 방향상 구간 내 진입 시각은 2시 06분 추정.”

나는 잠시 서 있었다.

상행이 빠르면 2시 02분. 하행이 2시 06분. 두 편성이 이 구간 안에 동시에 들어온다.

4.7미터의 공간. 나는 지금 그 한복판에 서 있다.

고속선 열차는 시속 300킬로미터에서 초속 83미터다. 편성이 진입 분기기를 통과하면 약 4초 안에 이 지점을 지나친다. 하지만 내가 진짜 신경 써야 할 건 속도가 아니다. 기압이다. 열차가 만드는 앞쪽 기압파는 차체보다 먼저 도달한다. 선로 위에 서 있는 사람을 넘어뜨리기에 충분한 압력으로.

두 열차가 나를 중심으로 양쪽에서 동시에 통과한다면, 기압파는 반대 방향에서 동시에 밀려든다. 그 순간 4.7미터 안의 인간이 어느 방향으로 넘어질지는 물리학의 문제다.

“관제, 진입 분기기 측에 긴급 정지 요청 가능합니까?”

“확인 중입니다. 시험 운행 편성 쪽은 승인 경로가 다릅니다. 2분 소요 예상.”

1시 49분.

나는 달리기 시작했다. 진입 방향, 즉 상행 열차가 들어오는 쪽으로. 340미터를 줄여야 한다. 거기까지 가면 상행 열차가 들어오기 전에 분기기 바깥으로 나갈 수 있다. 하행은 반대 방향 진입이니 그 지점까지 오는 데 시간이 더 걸린다.

자갈이 발목을 잡는다. 라이트가 앞을 비추고, 침목이 간격을 맞춰 박혀 있다. 침목과 침목 사이 간격은 60센티미터. 성인 남성의 보폭보다 좁다. 리듬을 깨면 발이 걸린다. 선배가 말했던 세 번째가 여기서 나온다. “믿지 마라”는 말은 몸의 리듬을 믿지 말라는 뜻이었다. 평지에서 익힌 보폭이 선로 위에서는 배신한다.

1시 52분. 무전기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준호 씨, 시험 운행 편성 출발 시각 변경됐습니다. 1시 58분.”

6분.

나는 멈추지 않았다. 남은 거리를 머릿속으로 계산한다. 속도를 높이면 발이 걸린다. 속도를 줄이면 시간이 부족하다.

150미터 남았을 즈음 발끝이 침목 모서리에 걸렸다. 무릎이 자갈에 닿았다. 라이트가 굴렀다. 손바닥에서 열기가 났다.

일어서면서 레일에 손을 짚었다.

그때 느꼈다.

진동.

선배가 말한 두 번째. 느껴라.

레일은 열차가 2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지점에서도 미세 진동을 전달한다. 금속은 공기보다 파동을 빠르게 옮긴다. 손바닥으로 느끼는 이 진동은 시간이 아니라 거리다.

가깝다.

나는 라이트를 집어 들고 다시 뛰었다. 마지막 100미터. 보폭이 아니라 박자로 움직였다. 침목을 밟는 게 아니라 사이를 밟는다. 짝수 간격. 홀수 간격. 패턴을 버린다.

분기기 신호등이 보였다. 빨간 불.

나는 분기기 외측 울타리 너머로 뛰어넘었다.

등 뒤에서 바람이 밀려왔다.

울타리에 등을 대고 숨을 골랐다. 심장 소리가 귀까지 올라왔다. 열차가 구간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소리가 들렸다. 이어서 반대편에서 또 하나.

두 편성이 그 4.7미터 안을 동시에 지나쳤다.

무전기에서 관제 목소리가 들렸다. “준호 씨, 구간 밖 확인됐습니다. 괜찮으십니까?”

대답하지 않았다. 아직 숨이 모자랐다.

자갈 위에 쪼그려 앉아 손바닥을 들여다봤다. 얕게 긁혔다. 피는 나지 않았다.

정비 창은 아직 2시간 31분 남아 있었다. 구간 점검은 절반도 못 했다. 수첩은 주머니 안에 있다.

나는 일어섰다.

선로는 아직 거기 있었다.

본 글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

픽션 고지 · 본 스토리는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AI 시스템이 자동 생성한 창작 서사(픽션)입니다. 등장 인물의 발언, 내심, 행위는 실제 사실과 다른 가공된 묘사이며, 실존 인물과 기업에 대한 평가, 비방, 사실 단정이 아닙니다. 투자 권유나 기업 평가가 아닙니다. 정정·삭제 요청은 nicepark0606@gmail.com으로 보내주세요. 자세한 내용은 면책조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