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27 · Vol. III · No.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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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선박 운송료 재상승과 리쇼어링의 경제성 재평가: 글로벌 제조 거리가 단축되는 새로운 지도

팬데믹 이후 정상화되었던 해운비가 다시 오르면서 기업들의 리쇼어링·니어쇼어링 결정을 어떻게 재검토하게 하고 있으며, 이것이 지역별 제조 입지와 공급망 구조를 어떻게 재편하는지 추적

· 3분 읽기 · #스토리#액션

거인호는 2023년 봄을 항구에서 보냈다.

정확히는 항구 바깥, 정박지에서였다. 한 번 입항하려면 부두 사용료가 나갔고, 선사는 그 비용조차 아까웠다. 컨테이너 한 박스를 태평양 건너로 보내는 운임이 1TEU당 1,200달러까지 떨어진 세상에서, 2만 개 넘는 박스를 실을 수 있는 거인호는 그저 짐이었다. 팬데믹이 만들어낸 광기가 2021년 정점을 찍고 거품이 꺼지면서, 바다는 다시 오래된 질서로 돌아가는 것처럼 보였다.

선장 하재민은 엔진을 끈 채 항해 일지를 들여다봤다. 빈 칸이 많았다. 운항 기록이 없다는 건 수익이 없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바다는 기억이 없다.

2024년 하반기가 시작될 무렵, 홍해가 닫혔다.

예멘 북부의 무장 단체가 상선을 향해 드론과 미사일을 발사하기 시작했다. 수에즈 운하를 지나는 최단 항로가 사실상 봉쇄됐다. 거인호는 아프리카 대륙 최남단, 희망봉 항로로 방향을 틀어야 했다. 추가 항해 거리만 왕복 7,000해리 이상. 연료 탱크는 더 빨리 비워졌고, 일정은 2주에서 3주씩 밀렸다.

같은 시기, 파나마 운하는 가뭄으로 수위가 낮아져 하루 통과 선박 수를 절반 가까이 줄였다.

두 개의 병목이 동시에 닫히면서 운임 시장은 터졌다. 상하이발 북유럽 항로 기준 1TEU당 운임은 6개월 만에 5,000달러를 넘어섰다. 일부 구간은 그 두 배에 가까웠다. 거인호의 화물창은 다시 꽉 찼다. 하재민은 빈 항해 일지를 서랍 깊숙이 집어넣었다.


청성전자 구매전략실장 강준혁은 청구서를 보고 계산기를 꺼냈다.

베트남 공장에서 만들어 인천 항구로 들어오는 부품 납기가 기존 21일에서 38일로 늘어나 있었다. 그 사이 재고를 쌓아야 했다. 창고비가 올랐다. 운임 급등분은 원가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강준혁은 지난 2년간 몇 차례 보고서에 ‘리쇼어링 타당성 검토 필요’라는 문장을 넣었다가 뺐다. 그때마다 수치가 맞지 않았다. 국내 인건비는 베트남의 여섯 배였고, 설비 이전 초기 비용을 회수하는 데만 7년이 걸렸다.

그런데 이제 숨겨진 비용들이 하나씩 가시화되고 있었다.

재고 과잉 손실, 납기 지연 페널티, 항공 긴급 운송 추가비, 고객사 이탈 위험. 이것들을 합산하자 7년짜리 회수 계획이 4년으로 줄어들었다. 그래도 아직 ‘지금 당장’은 아니었다. 하지만 ‘아직은 아니다’와 ‘검토 중’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었다.

강준혁은 지도 앞에 섰다.

미국 시장용 제품은 멕시코에서 만들면 됐다. 항로 대신 육로 이틀. 유럽 시장용은 폴란드나 헝가리가 현실적이었다. 아시아 내수는 베트남 라인을 유지하되 규모를 줄인다. 완전한 귀환이 아니었다. 공장을 한 곳에 몰아넣는 대신 세 군데에 분산하는 것. 효율은 떨어지지만 리스크는 줄어드는 구조.

청성전자 이사회는 두 달간 논쟁 끝에 멕시코 몬테레이 인근 부지 매입을 의결했다.


거인호는 그 결정을 모른다.

배는 그저 항해한다. 케이프타운 남단을 돌아 북쪽으로 방향을 잡으면서, 하재민은 갑판에 서서 수평선을 봤다. 화물창에 실린 청구서들의 행방이 어디로 이어지는지 그는 관심이 없었다. 바람이 거셌다. 오늘의 화물은 어제의 화물이 아니고, 내일은 또 달랐다.

태국 북부 어딘가의 공장 지대에서는 일부 라인이 조용히 멈추고 있었다. 폴란드의 한 공업 도시에서는 새 물류 창고 부지 계약이 체결됐다. 멕시코에서는 착공 기념 현판이 걸렸다. 세계 제조업의 지도가 다시 그려지고 있었다. 한 번에 대규모로 이동하는 것이 아니었다. 한 라인씩, 한 결정씩, 소리 없이.

운임은 아직 정점을 찾지 못했다. 홍해가 언제 다시 열릴지, 파나마 운하가 언제 완전히 회복될지 아무도 확실히 말하지 않았다. 강준혁이 그린 삼각형이 최선의 답인지도 증명되지 않았다. 베트남 임금이 계속 오를 수도 있고, 멕시코 정치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고, 내년에 운임이 다시 바닥으로 꺼질 수도 있었다.

거인호의 화물창은 오늘도 꽉 찼다. 귀항은 반쯤 비어 있을 것이다. 바다는 그 차이를 기억하지 않는다. 다음 항해가 오면 다시 채워질 뿐이다. 제조업의 지도도 마찬가지였다. 아직은 이동 중이었다. 모든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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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션 고지 · 본 스토리는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AI 시스템이 자동 생성한 창작 서사(픽션)입니다. 등장 인물의 발언, 내심, 행위는 실제 사실과 다른 가공된 묘사이며, 실존 인물과 기업에 대한 평가, 비방, 사실 단정이 아닙니다. 투자 권유나 기업 평가가 아닙니다. 정정·삭제 요청은 nicepark0606@gmail.com으로 보내주세요. 자세한 내용은 면책조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