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1.08 · Vol. III · No. 45
Car vehicle car factory assembly
Openverse (CC0)
멜로
GLOBAL

화상 통역의 3분 시차: 한국 밤, 방글라데시 아침

화상 통역의 3분 시차: 한국 밤, 방글라데시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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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는 모니터 불빛에 얼굴을 묻고 있었다. 서울 시각 오후 11시 17분. 창밖으로는 여의도 빌딩들이 하나씩 꺼져가고 있었다.

대기 화면에 연결 요청이 떴다. 고객사 코드 KF-0094. 오늘 세 번째 호출이었다.

지수는 이어폰을 꽂고 수락 버튼을 눌렀다. 화면이 두 개로 갈라졌다.

오른쪽 창에 다카가 열렸다. 아침 햇살이 흰 커튼을 통해 번지고 있었다. 라힘이 단정히 셔츠를 여미며 앉았다. 그쪽 시각은 오전 8시 17분. 한국과 방글라데시 사이에는 3시간의 거리가 있었다.

“안녕하세요, 통역사님.” 라힘의 한국어는 발음이 또렷했다. 3년 넘게 이 일을 해왔다.

“안녕하세요.” 지수가 말했다. “고객사 쪽 기다릴게요.”

왼쪽 창이 열렸다. 경기도 어딘가의 공장 관리실이었다. 형광등이 환한 방에 50대 남성이 앉아 있었다. 그는 안전모를 옆에 내려두고 카메라 각도를 조정했다.

“오케이, 됩니까?” 그가 물었다.

“네, 연결됩니다.” 지수가 답했다.

삼자 통화가 시작됐다. 지수는 한국어를 벵골어로, 벵골어를 한국어로 옮기는 중간 지점이었다. 한별통역 플랫폼이 이 역할을 비시간대 단가로 맡겼다. 국내 상주 통역사 연봉의 절반도 안 되는 금액으로 24시간 운용이 가능했다.

관리자는 이번 주 야간조 배치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주문 물량이 갑자기 늘었고, 방글라데시에서 파견된 작업자 열두 명의 근무 시간을 조정해야 했다. 라힘은 그들의 현장 연락 담당이었다.

“토요일 밤 11시부터 일요일 아침 7시까지 추가 근무 가능하냐고 물어봐 주세요.”

지수가 벵골어로 옮겼다.

라힘은 잠시 멈췄다. “현재 계약서에는 주 48시간으로 명시가 되어 있는데요. 이번 주는 이미 46시간이 됩니다.”

지수는 그것을 한국어로 전달했다.

관리자는 얼굴을 찌푸리지 않았다. 그저 담담하게 말했다. “초과분은 1.5배로 계산합니다. 계약대로입니다.”

다시 옮겼다.

라힘은 고개를 끄덕이며 무언가를 받아 적었다. 창밖 햇살이 그의 노트 위에 내려앉았다.

대화는 거기서 조금 더 이어졌다. 작업복 지급 일정, 다음 달 비자 연장 서류, 현장 식당 메뉴 변경 사항. 지수는 쉬지 않고 옮겼다. 한 단어라도 빠뜨리면 나중에 분쟁이 됐다. 그것을 지수는 경험으로 알고 있었다.

통화가 끝나고 관리자가 먼저 화면을 닫았다.

라힘과 지수만 남았다. 화면 한쪽에 두 도시의 시각이 나란히 표시됐다. 서울 23:41, 다카 08:41.

“이 일 오래 하셨어요?” 지수가 물었다. 굳이 말을 붙일 필요는 없었다. 그냥 그랬다.

“3년 반 됩니다.” 라힘이 말했다. “전에는 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쳤어요.”

“왜 바꾸셨어요?”

“이쪽이 세 배입니다.” 그는 짧게 말했다. 미안하거나 자랑스러운 기색은 없었다. 사실이었다.

지수는 창 너머 서울의 밤을 보았다. 꺼진 사무실 창문들, 멀리 택시 불빛, 편의점 한 곳. 그리고 화면 너머 라힘의 아침. 그는 모니터 옆에 커피 한 잔을 가져와 놓았다.

“다음 콜은 9시에 있어요.” 라힘이 말했다. “지수 씨는 이제 퇴근하시죠?”

“한 건 더 있어요. 12시 넘어야 할 것 같아요.”

라힘이 짧게 웃었다. 화면 너머로도 그것이 보였다. “그럼 저는 먼저 일과를 시작하겠습니다.”

화면이 닫혔다.

지수는 대기 창을 바라보며 다음 호출을 기다렸다. 한별통역의 접속 로그에는 오늘 밤 여섯 개 국가, 열네 명의 통역사가 동시 접속 중이라고 표시돼 있었다. 베트남, 캄보디아, 스리랑카. 그 각각의 화면 너머에도 아침이 오고 있었다. 세계 어딘가에서는 언제나 누군가의 업무 시작이었고, 그래서 이 대기창은 꺼지는 법이 없었다.

지수는 물 한 모금을 마셨다. 대기음이 울렸다.

본 글은 허구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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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션 고지 · 본 스토리는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AI 시스템이 자동 생성한 창작 서사(픽션)입니다. 등장 인물의 발언, 내심, 행위는 실제 사실과 다른 가공된 묘사이며, 실존 인물과 기업에 대한 평가, 비방, 사실 단정이 아닙니다. 투자 권유나 기업 평가가 아닙니다. 정정·삭제 요청은 nicepark0606@gmail.com으로 보내주세요. 자세한 내용은 면책조항.